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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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사 및 인테리어로 요 며칠 긴장상태 였다가 끝나니 잠이 밀려온다. 근래 드물게 정말 오래 잤다.

쉬는 날이면 꼭 무언가를 해야만 인생을 손해보지 않는 기분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목표도 긴장도 풀어진 날이면, 알기 어려운 막연한 그리움들이 잉크 방울처럼 번진다.

오래 산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본다.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기엔 난 아직도 스스로 뒤죽박죽하다.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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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및 체중 유지한다고 위와 같은 저녁식사를 시작한지도 어언 1년이 다 되어간다. 초반에는 매일 저녁을 저 닭가슴살 도시락만 먹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7일 중 2일은 저 닭가슴살 도시락을, 2일은 그냥 닭가슴살만 먹고, 나머지 3일은 일반식을 먹거나 대충 때우거나 그러고 있다. 조금 질려서 초반만큼 열심히 먹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체중유지 효과는 확실하다. 그리고 닭가슴살 만큼이나 내가 자주 먹는 게 있는데 그게 뭐냐면

생라면 뿌신거… ㅋㅋㅋㅋ 그것도 진라면 컵라면, 육개장 사발면만 먹는다.
하나 뿌시면 2일 먹는다.
뭔가 아재스럽긴 한데,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끓인 라면보다 생라면을 좋아했었다.
요새도 저녁에 맵고 짠 게 땡길 때면 그냥 생라면 하나 뿌셔 먹는다. 과자 먹는 느낌도 나고 매운 거 먹으니 스트레스도 조금 풀린다. 2일에 나눠서 먹으면 살도 별로 안 찐다(흑흑).

방금도 하나 뿌셔먹음…ㅋㅋㅋ

배부르다. 이제 산책 가야지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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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집중 안 하고 노트나 교과서 귀퉁이에 낙서하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해 온 내 유구한 버릇이다. 이번에 본가에서 책장 정리하는 김에 대학 수업 노트들을 들춰봤더니 재미있는 낙서들이 있어서 몇 개 가져와 봤다.

무슨 수업 때였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옆에 써져있는 걸 보니 아마 ‘예술과 과학’ 이었던듯..)
아무튼 프랑켄슈타인.

인류학 수업 들었을 때 했던 낙서. 제일 위에는 내가 당시에 들고 다니던 SONY MP3. 그 밑에는 누구 다리인지 모르겠다. 제일 아래는 자동차 디자인 스케치 연습.

백명진 교수님…ㅋㅋㅋ 어지간히 듣기 싫었던 수업.

편집 디자인 수업 때 그 공간 안에 있었던 선생님, 선배님, 후배님 등등이 다 있네.

뭔가 세이렌 같은 걸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정보 디자인 수업? 이었던 듯.

야하거나 섹시하거나, 둘 다 좋다.
무슨 수업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이건 아마 공대 수업 듣다가 그렸던 거 같다.
그냥 대충 만화로 끄적이려 했는데
그리다보니 삘 받아서 실사로…

정돈된 선 말고 이런 구불구불한 선도 한 번 써보고 싶었던 것 같다. 수업은 음.. 음악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왠지 김민수 교수님 수업이었을 거 같다.

아마 수업시간에 집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을 그렸나 보다. 저 선은 고등학교 때 크로키 할 때 주로 썼던 선이다.

아마 더 뒤져보면 많이 나올 것이다. 기억하기로는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도 낙서가 빼곡… (종이랑 연필만 있으면 뭐라도 자꾸 그리게 되는 본능이 있다)

Summer Va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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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우리의 우정이 벌써 4년을 향해 간다. 우리 인생 전체를 봤을 때는 그닥 긴 시간은 아닌데도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편안해.

너가 차려운 식사, 너가 틀어준 음악, 너의 웃음소리, 너의 얼굴 그 모두가 내 마음을 탁 풀리게 해. 그래서 너가 나를 쉬게 해.

닮고 싶은 센스와 세련된 취향. 올곧은 심성. 내 철없음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는 너를 알게 되어서 정말 행운이야. 힘든 순간을 슬기롭게 이겨낸 후 마음이 조금 더 자란 상태로 다시 마주한 너와 나.

그렇게 새벽 4시의 떡볶이. 늦은 아침의 커피와 시리얼. 두 팔 가득히 안고 온 향기로운 생화와 우리의 짧은 여름방학.

밤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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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만 걸으려 했는데 1시간이나 걸어버렸다. 요새 밤공기도 좋고 시원해서 걷다 보면 절로 흥이 나고 그러다보면 생각보다 오래 걷게 된다.

조금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했던 것도, 음악 들으면서 열심히 걸으면 좀 나아진다. 낮에는 자리 지키고 모니터만 봐야 해서 알게 모르게 가슴 속에 압박이 쌓인다. 멀리 보고, 푸른 걸 보고, 꽃을 보고, 별을 보고, 그리고 네가 보고 싶다.

그런 그리움들을 비워야 비로소 잠이 든다.

비오는 날 들으면 좋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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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잔잔하게 Carpenters의 Close to you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노래 트랙이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올드팝에서 급 재지힙합으로 선회…

위의 Kenichiro Nishihara-Serendipity는 유튭에서 추천해 주는 거 듣다가 운 좋게 얻어 걸렸고, 바로 꽂혔다. 도입부의 색소폰와 랩, 그리고 비슷한 듯 하면서도 묘하게 음색 차이가 나는 여성 보컬 두 명의 어울림이 좋다. Serendipity를 하도 듣다보니 유튭 요 요망한 것이 다른 니시라하의 노래들도 추천해주는데, 곡들마다 다 대박이다. 이전에 업로드한 Embers도 니시하라의 곡.
낮에 일할 때는 Embers를, 밤에 자기 전에는 Serendipity를 듣는다.

두 번째 Re:Plus-It All Turns Out Great는 In Ya Mellow Tone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도입부의 피아노 선율에 의한 고양감이 뭔가 들을 때마다 매번 짜릿하게 전율이 온다. 노래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느낌이 있다. 한 때 많이 듣다가 묻어두던 곡인데, 점심 때 자주가는 식당에서 갑자기 이 노래가 나와서 바로 치어버렸다. 그래서 요새 다시 하트 뿅뿅 중.
Re:Plus는 이 외에도 Solitude, Imagine, Goodbye to your love도 좋고, Sam Ock이랑 작업한 One dream, Love도 좋다. 질리지 않도록 여러 개를 돌려가며 듣고 있다. Re:Plus를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모아놓고 보니 이 정도면 많이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기도.. 음…

이 참에 아예 In Ya Mellow Tone이나 다시 파볼까. 14집까지 나왔다는데.

어서 장마가 왔으면-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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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좋아하던 곡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경험을 해 본 적 있는지?
어벤저스 엔드게임 덕에 요새 한창 마블 시리즈를 정주행하다가 가오갤에서 다시 마주친 Marvin Gaye & Tammi Terrell의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마빈게이 & 태미테럴의 원곡도 상큼하고 발랄하지만 그래도 이 곡을 처음 알게된 곳은 영화 Sister act 2였다.

이 영화는 1993년도에 제작이 되었는데 나도 아주 어릴 적에 본 영화라 기억이 듬성듬성하면서도, 엔딩곡이었던 Ain’t No Mountain High Enough는 아주 멋지게 각인되어 있다.
영화 전체적으로도 감동과 깨발랄이 넘치는 지라 최근에 다시 찾아봤다 이 영화. 그리고…

<문제아 조련사 우피 골드버그>
<겁내 말 안 듣게 생긴 애들>
<핵간지폭풍 대단원의 Joyful, Joyful>

하.. 내가 이동진 만큼 영화평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면 참 좋겠다 ㅠㅠ 내가 받은 감동을 평면적이고 식상한 몇 가지 단어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 대충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미국의 변두리 슬럼가에서 폐교위기에 처한 카톨릭 고등학교를 가짜수녀 우피골드버그의 지도 하에 결성된 문제아 합창단이 살려낸다는, 살면서 몇 번은 마주쳐 본 흔한 스토리라인 이다. 그치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소울 터지는 음악성이 핵간지이고 그게 이 영화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주인공 ‘리타’ 역을 맡은 여학생이 아주 예쁜데다가 랩/노래 둘 다 미쳤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Lauryn Hill이라고 하는 유명 가수더라…)

암튼, 다시 노래로 돌아가서,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출연진 전원이 함께 춤추며 부르는 Ain’t No Mountain High Enough는 보는 사람을 눈물날만큼 행복하게 만든다. 합창단 로브를 벗어던지며 자유롭게 춤추는 아이들의 발랄함도 발랄함이지만 이 노래의 가사가 상대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과 맹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Now If you need me call me
no matter where you are
no matter how far (don’t worry baby)
just call my name
I’ll be there in a hurry
you don’t have to worry

Cause baby there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Ain’t no valley low enough
Ain’t no river wide enough
To keep me from getting to you babe

Remember the day
I set you free
I told you you could always count on me darling
From that day on
I made a vow
I’ll be there when you want me
some way somehow

Cause baby there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Ain’t no valley low enough
Ain’t no river wide enough
To keep me from getting to you babe

No wind,
No rain

Or winters cold
Can’t stop me baby
cause you are my beau
(if you’re ever in trouble
I’ll be there on the double
just send for me)
ooo baby

My love is alive
Deep down in my heart
Although we are miles apart

If you ever need a helping hand
I’ll be there on the double
just as fast as I can

찬찬히 잘 읽어보면 사랑도 이런 사랑이 없다. 때문에 이 음악은 종종 종교적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역시 그래도 사랑꾼의 사랑가로 쓰일 때가 가장 멋지다. 정말 진심을 다해 지켜주고 아껴주고 싶은 그런 사람에게 간절함을 담아 부를 수 있는 노래.

영상은 화질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너무 옛날 영화라…) 시스터액트2 엔딩 크레딧 버전으로 가지고 왔다. 우피 골드버그 혼자서 핫블루 컬러의 옷을 입고 있는데, 출연진들의 무채색 의상과 대비되면서도 우피 골드버그가 영화 속 모두의 리더 역할을 하는 의미와도 잘 맞아떨어져서 보기에 흡족하고 좋다.
이어서 나오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A Deeper Love 도 정말 좋으니 같이 들어보시길.

최근 인상 깊은 만화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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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만화란 만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워낙 좋아했고, 지금도 힐링은 무조건 웹툰으로 하고 있다. 일 말고 내가 무슨 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대충 음악듣기>만화보기>집안일하기> 운동하기>기타(본가방문, 쇼핑, 친구 만나기 등) 순인 것 같다. 아직 스스로 안정화가 덜 되어있다 보니 생활 반경을 크게 벗어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 여타 활동을 못한 지 수 년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게 몇 개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도 부담스럽지 않게 곁에 있어주는 건 만화와 음악 뿐인 것 같다.

한국 웹툰도 좋은 게 많고 리뷰할 것들이 많지만 오늘은 훈훈한 병맛 일본만화 2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미기와 다리 by 사노 나미>

‘사카모토입니다만?’으로 유명한 사노 나미의 신작 ‘미기와 다리’이다.
대충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미기와 다리는 13살 일란성 쌍둥이이며,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고아원에서 살다가 한 부유한 노부부에게 입양되어 마치 1명의 자식인 것 처럼 둘이 번갈아 행동하며 살게 된다. 이들의 목적은 어머니를 살해한 살해범을 찾아내는 것으로, 고아 쌍둥이의 현실성을 가장한 비현실적인 생존기라 보시면 되겠다.
표지 이미지만 봐서는 이토 준지 삘나는 호러물이 연상되지만 까보고 나면 진지한 병맛 만화이다. 개그 포인트는 주로 쌍둥이 2명의 쓸데없이 진지한 캐릭터성에서 오며(하지만 그래봤자 13살), 상황상 2명이서 1명(작중 이름 히토리)의 역할을 해야하는 무리수(애기들이 정말로 정말로 많이 무리한다…)에 또 다른 포인트가 있다.
미기와 다리는 엄마의 살해범을 찾아내기 위해 제딴에는 무척 독기를 뿜고 있지만 사실은 가족의 사랑이 필요한 어린 아이들인지라 종종 가족애가 잘 표현되는 일화가 나오면 흐뭇하다.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성도 좋아서 개성넘치는 노부부의 살갑고도 엄한 애정도 보기 좋다. 아마 노부부는 히토리가 사실은 2명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행복이 2배’ 라고 외칠 이들이다.
극화체 작화가 작가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개그성을 잘 살려주는 작품이다.

<바투키 by 사코 토시오>

다음은 ‘도박마’로 유명한 사코 토시오의 ‘바투키’이다.
이 만화의 주제는 ‘카포에라’이며 나는 카포에라에 아무 관심이 없음을 밝힌다…
이 만화를 읽게 된 계기는 초반 그림체가 기괴해서(…)이다. 명색이 여자애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못생기게 그려놨었는데, 작가가 원래 작화실력이 꽤 좋은 편임에도 여자아이는 그리기 버거웠나보다…
스토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주인공 이치리 산죠는 부모의 과보호 아래서 자라고 있었는데 사실 그녀는 브라질 갱단 ‘깃발’의 보스의 딸이며 지금 같이 사는 부모는 실은 상대 갱단 ‘창’의 조직원들이었다. 이치리가 아기 때부터 이치리를 인질로 삼으며 같이 살아온 가짜부모는 시간이 갈수록 이치리에게 정이 들어 ‘창’으로부터 도망쳐 다 같이 조용히 숨어살기로 결심한다. 부모가 이치리를 과보호 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치리가 중학생이 되던 해에 결국 ‘창’의 조직원에게 발각이 되어 부모는 보복으로 납치당하고 이치리는 혼자 남겨지게 된다. 부모를 납치한 ‘창’의 조직원 BJ는 이치리에게 몇 년 후에 있을 갱단 ‘깃발’의 상속싸움에서 이겨서 돈을 나눠줘야지만 부모를 풀어주겠다고 협박을 하고 이에 이치리는 카포에라 맹훈련에 들어가게 된다는… 복잡다단한 내용이다.
일본의 평범한 10대 여자애가 사실은 브라질 갱단의 숨겨진 상속자이며 카포에라를 통해 강자들을 무찌르고 다니게 된다는 스토리는 참으로 비현실적이지만… 작화나 주변인물들이 너무 심오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고 있다.
처음에는 읽기 좀 어려웠는데 좀 익숙해지고 나니 작가가 원래 그런것마냥 끼워넣는 병맛들이 꽤나 재밌다. 저 위의 두번째 짤 처럼 손가락욕(…)을 너무 진지하고 멋지게 그려놓음과 동시에, 그에 놀라는 인물의 모습도 너무 진지해서… 뭐가 병맛이고 뭐가 아닌지 구분이 잘 안 된달까…
그래도 이 만화 덕분에 ‘오브리가도’가 무슨 뜻인지 알게됐다! Queen의 Rio 공연 중 관중들의 떼창 끝에 프레디가 ‘오브리가도~’라고 외치길래 항상 이게 뭔 말이지 싶었는데, 포르투갈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랜다 ㅎㅎ

이게 뭐라고 쓰는데 2시간이나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뭔가 행복해지는 기분이 드는 만화들이다. ‘멋지다 마사루’나 ‘오늘부터 우리는’ 류의 고전 병맛만화들은 최소한 컷마다 병맛 안병맛이 구분되는 흐름이 있는데, 위의 작품들은 그런 거 없이 진지하게 보고나니 병맛이더라 의 흐름인지라 어디서부터 진지고 어디서부터 병맛인지 경계를 알기 어려운 작품들이고, 이게 현대의 병맛인가 싶다.

한 컷 한 컷 열정을 다해 그려넣는 위 두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나도 나중에는 멋진 병맛만화를 그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