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인 사고2

By 2019년 5월 25일 미분류

원래 하려던 얘기보다 길어져서 1,2로 나눈다.

고생담을 길게 쓰고 싶지는 않다. 이정훈 대표와 2016년 1월부터 함께 했으니 이제 햇수로 4년째이다. 그 간에 있었던 일을 간략히 축약하자면, 자의식이 지구 뿌시는 수준인 주인공 김기린은 이정훈이라는 무시무시한 객관화 알고리즘 대마왕을 만나게 되고 그를 쓰러뜨리기 위해(?) 수 백번을 맞붙게 되는데 번번이 통렬하게 패배하고 만다. 밤마다 패배의 이유를 곱씹고 또 곱씹다가 우리의 주인공 김기린은 어떤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것은 본인의 논리적, 객관적, 전략적 사고의 부재(아예 없었으니 공백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였다. 어디가서 좋은 스승이라도 만나 훈련하고 오고 싶은 심정의 김기린이었으나 스타트업은 하루하루가 명줄이 남다르므로 퇴사하지 않고서야 그런 여유따윈 가질 수 없는 김기린이었다. 그래서 김기린은 매일 밤마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낱낱이 적어서 다시 대마왕에게 도전하고 깨지고 도전하고 깨짐을 반복하여 그렇게 꼬박 3년을 보내고 나니 실은 본인이 찾던 참스승이 그 대마왕이었더라(동화 파랑새 스타일로 마무리해본다).

나는 이 경험으로 인해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Creative 방법론’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논리, 체계, 순서, 합의, 확인] – 그동안 창작에서 등한시하던 이 단어들이 더 의미있고 적합한 창작을 하게 해주는 도구라는 것을 이대표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알게 되었달까.

논리적 사고에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1) 문제의 원인(핵심)을 찾아내는데 유용하다는 것
2) 타인을 설득하는 데에 유용하다는 것

이다. 이 두 개는 내가 그동안 갖추지 못한 탓에 오랜 시간 헤매고 괴로웠던지라 이 Set이 머리 속에서 엉기어 (가늘게나마) 길로 존재하게 된 지금은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하루하루를 다르게 살게하는 작은 힘이 되어준다 (그치만 나이 들어 시냅스 새로 뚫는 건 정말 못할 짓… ㅠ)

글에 다 담지 못한 TMI 스러운 디테일들이 있지만 그런 것들은 다른 기회에 다른 주제로 풀어보려고 한다. 다음 목표는 사고가 튼튼하면서도 부드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요새는 되도록 ‘듣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요 얘기는 또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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