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느낌과 감정

By 2019년 12월 29일 미분류

순간의 느낌과 감정(특히 불안)을 다른 기분이나 취미 컨텐츠 등으로 덮어버리는 걸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아주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에는 어떤 사소한 방해도 허용하지 않지만, 그 외의 가벼운 일들(예를 들어 집안일, 일정 정리 등의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생산적인 일들)은 도무지 빠릿하게 실행되지도 않고, 그 일에만 집중하는 동안 묻어두었던 불안감이 끼어드는 것이 싫다. 그래서 보통은 예능이나 영화 등의 컨텐츠를 틀어서 신경을 분산시킨 후 일에 착수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완벽한 고요를 잘 못 견디는 걸까. 끊임없는 자극과 긴장에 노출되어 있다보니, 혼자 있다 보면 아무것도 없는 그 순간을 잘 견디지 못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감이 심해지는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해본다. 그렇다고 실제로 만나기에는 에너지가 많이 드니까 그냥 그 연결되어 있는 감각만 필요한 것 같은데, 이게 그냥 인간의 본능인건지 내 불안증의 일종인건지 잘 구분이 안 선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흔한 현대인의 현상인걸까. 그걸 딱히 SNS로 푸는 쪽은 아닌지라 요새 유행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시대 지난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혼자 이 공간에 고이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아질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하고 (스마트폰도 안하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심연 밑의 질척하게 가라앉아 있던 내가 외면하고 지나쳐온 것 들이 아지랑이처럼 수면 위까지 올라와 속을 엉크러트린다. 이미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니 아마 그 감정의 본질은 후회, 이겠거니. 그럼 내 불안의 근원은 내가 외면해온 후회와 제때 해결하지 못한 자기반성 인걸까? 그런 것들에 잡아먹히는 것이 무서워서 애써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내도록 도와주는 흥미로운 간식(유튜브, 카톡, 웹툰, 스누라이프, 넷플릭스, 때로는 연애 등)들을 끊임없이 집어먹고 있는 꼴이다. 문제에 문제를 덮는 형국이라,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데 어떻게?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면서도 틈틈히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건 역시 나 자신만을 위한 ‘창조’ 행위가 되려나. 일에 들들들 볶이다 보니 내 시간 하나 평안히 가지는 게 힘들었고, 괜히 다른 뭔가를 시도했다가 체력이 소진된다거나 미리 해야 할 업무를 준비하지 못해서 일에 지장이 가게 되는 것이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밸런스 잡는 연습은 계속 하고 있으니, 편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 믿고 한 번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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