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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교대 운동장을 걸었다. 일주일에 2~3회는 숨 찰 정도로 걸어줘야 하는데, 겨울밤에 나갔다가 감기올까 겁나서 근래 소홀했다. 근데 어째 바로 몸이 부실해지는 느낌이 들어 주말에 귀찮더라도 채비하고 나왔다. 안경과 마스크도 썼다.

간만에 걸었더니 10분 만에 숨을 용트림처럼 내뿜는다;; 힘들 땐 하늘을 보라지, 뻥 뚫린 교대 운동장 하늘은 의외로 맑고 별도 뜨문뜨문 보였다. 예전에 영월 별마로 천문대에서 겨울의 별자리를 직관했던 기억을 더듬어서 시야에 들어오는 몇 개 안되는 별들과 열심히 맞춰봤다. 별만 보고 걷다보니 40분이 금방 지나가네.

서울,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서 별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따뜻함을 안고 집에 돌아왔다.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인데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로 삶을 채워가는 것도 좋겠다

순간의 느낌과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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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느낌과 감정(특히 불안)을 다른 기분이나 취미 컨텐츠 등으로 덮어버리는 걸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아주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에는 어떤 사소한 방해도 허용하지 않지만, 그 외의 가벼운 일들(예를 들어 집안일, 일정 정리 등의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생산적인 일들)은 도무지 빠릿하게 실행되지도 않고, 그 일에만 집중하는 동안 묻어두었던 불안감이 끼어드는 것이 싫다. 그래서 보통은 예능이나 영화 등의 컨텐츠를 틀어서 신경을 분산시킨 후 일에 착수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완벽한 고요를 잘 못 견디는 걸까. 끊임없는 자극과 긴장에 노출되어 있다보니, 혼자 있다 보면 아무것도 없는 그 순간을 잘 견디지 못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감이 심해지는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해본다. 그렇다고 실제로 만나기에는 에너지가 많이 드니까 그냥 그 연결되어 있는 감각만 필요한 것 같은데, 이게 그냥 인간의 본능인건지 내 불안증의 일종인건지 잘 구분이 안 선다.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흔한 현대인의 현상인걸까. 그걸 딱히 SNS로 푸는 쪽은 아닌지라 요새 유행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시대 지난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혼자 이 공간에 고이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아질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하고 (스마트폰도 안하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심연 밑의 질척하게 가라앉아 있던 내가 외면하고 지나쳐온 것 들이 아지랑이처럼 수면 위까지 올라와 속을 엉크러트린다. 이미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니 아마 그 감정의 본질은 후회, 이겠거니. 그럼 내 불안의 근원은 내가 외면해온 후회와 제때 해결하지 못한 자기반성 인걸까? 그런 것들에 잡아먹히는 것이 무서워서 애써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내도록 도와주는 흥미로운 간식(유튜브, 카톡, 웹툰, 스누라이프, 넷플릭스, 때로는 연애 등)들을 끊임없이 집어먹고 있는 꼴이다. 문제에 문제를 덮는 형국이라,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데 어떻게?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면서도 틈틈히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건 역시 나 자신만을 위한 ‘창조’ 행위가 되려나. 일에 들들들 볶이다 보니 내 시간 하나 평안히 가지는 게 힘들었고, 괜히 다른 뭔가를 시도했다가 체력이 소진된다거나 미리 해야 할 업무를 준비하지 못해서 일에 지장이 가게 되는 것이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밸런스 잡는 연습은 계속 하고 있으니, 편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 믿고 한 번 시도해보자.

대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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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찾아드는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릴 때는 이런 감정을 나누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른이 되니 다들 어디로 간걸까.

일상에서는 기계처럼 빡빡하게, 다른 생각의 틈 없이 그저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만 존재하다가 이렇게 개인시간이 주어지면 정말이지 어쩔 줄 모르겠다. 몸은 너무 피곤한데 정신이 아우성이다. 자연의 리듬에 맡기기엔 이미 틀렸고, 어떻게든 기계적으로 잠들어야 하는데 피곤한 눈을 감아도 묵혀두던 잡념들이 뇌관을 펑펑 터뜨린다.

다들 어디에 있니? 바쁜 삶에 휩쓸려 사라져 버린 추억들아. 닿을 수 없는 인연들아. 소식을 몰라도 다들 어딘가에서 자기 삶을 해내고 있겠지. 우리 어릴 때의 청신했던 그 모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무척 그리워.

아침에 눈을 뜨면 어차피 다 잊고 나의 레일 위를 정신없이 달려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쪽지 하나를 남기고 갈께, 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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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바삐 집을 나서는데
문득, 내게 내일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출근하면서 회사가 없어질 걱정을 하진 않지 않나?
아마 이제는 막연히 잘 되겠지, 하는 생각을 잘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템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가설들과 걱정들이 하나씩 증명되고 해결되어 가면 사람이 희망적이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울진데, 어째 좀처럼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더라도 하루하루가 그렇게 새로울까? 그게 내게 그렇게 큰일일까? 싶다.

일은 결국 거기까지가 아닌가 싶다. 일을 향해 모든 걸 태워온 삶, 이제 그 구획이 세워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