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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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한창 글공부 했었을 때 썼던 글인거 같다. 집에서 학교로 가는 순간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적어보고자 시도했던거 같다. 파일 뒤적이다가 갑자기 발견했는데 처음엔 우리 오빠가 쓴 글인줄… (문체가 어쩐지 울오빠 느낌이다?)

왜 쓰다가 말았는지 모르겠지만 일부 가져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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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등교(지금은 출근이지만)길은 장황하다. 경기도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인 이곳 서울의 북쪽 끝에서부터 과천과 맞닿은 나의 학교까지 주욱 패스를 그어보자니, 직선으로 그어도 이 거리는 답이 안 나오는 답답한 거리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버스로 20분,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서 50분, 그리고 다시 역에서 학교까지는 버스로 20분이다(윗공대 가는 길은 여기서 10분이 더 소요된다). 이쯤되면 차라리 지방에서 다닌다고 말하는 게 속이 덜 터지지 않을까. 나는 이 길을 벌써 7년째 다니고 있다.

길도 멀고 차편도 여러 번 갈아타야 하기에 각 환승지점에서 지하철이나 버스가 제깍제깍 들어와 주는 것은 중요하다. 요새는 초단위 시각까지 맞춰주는 각종 지하철 및 버스 어플 덕에 미리 교통편 도착시간을 예상할 수 있는 사회이다. 그리고 나는 그 초단위 시각까지 맞추기 위해서 매일매일을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산다.

일단 집 아파트 자동문을 나서는 순간, 버스 어플이 실행된 내 스마트폰을 연신 새로고침 하면서 나의 등교여정은 시작이 된다. 집에서 정류장까지 여유있게 걸으면 6분이다. 그러나 장장 한시간 반이 넘는 나의 등굣길을 생각했을 때 초반부터 여유 부려서는 등교시간이 한없이 늘어질 위험이 있다. 게다가 바로 눈앞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하루에 몇 번 겪다보면 멘붕이 올 위험이 있다). 어플을 실행하면 역까지 나가는 세 개의 버스 정보가 뜨는데 이 중에서 정류장 도착까지 3~4분 안팎인 녀석을 반드시 타야한다. 그래서 등굣길은 시작부터 전력질주다.

버스에서 내려서 연신내역까지 가는 길에는 시장이 하나 있다. 요즘은 재래시장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모델링을 많이 한다던데 이곳은 어림도 없다. 시간을 비껴간 듯한 풍경들, 꼬깃꼬깃 붙어있는 좌판들은 왠지 예쁜 옷을 입고 지나가기가 미안할 정도다. 거기다가 좁은 길마다 느릿느릿 어르신들이 채소, 생선 따위를 들여다보고 계시기 때문에 이 분들의 흐름에 휘말렸다간 순간 나도 발이 묶이게 된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시장 뒤안길로 돌아서 ‘달린다’. 역시 지하철 어플을 계속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자칫하다가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치는 일이라도 생기면 아까 시장에서 길을 막고 가격을 흥정하던 꼬부랑 할머니를 원망하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연신내역은 3호선과 6호선이 통과하는 곳이다. 둘 중 어느 것을 타도 2호선 서울대 입구역까지의 거리는 엇비슷하나 6호선이 약 5분 정도의 시간을 단축시켜 주기 때문에 미세하게 우위를 점한다.

생각의 깊이와 진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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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깊이 있게 하고 또한 숙고하여 정제, 다듬어 낼 수 있다는 건 정말로 좋은 장점이지만

문제는 모든 사안에 대해 그러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 에너지 소모도 상당할 뿐더러 반대편에서 그걸 겪는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깊은 생각으로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서 판단, 필요한 생각만 입장시키고 나머지는 입구컷해서 그 전에 핸들링 하는 기술이 상당히 필요.

+) 사고의 결과만 달랑 전달하지 말고, 내가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중간과정을 솔직하게 잘 전달하는 것도 매우 중요. 그것이 내 소중한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는 태도.

++) 무겁고 깊은 생각을 무겁지 않게 전달하는 기술 또한 매우 필요.

이상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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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무언가를 얻은 것 같은데

동시에 분명하게 무언가를 잃은 느낌이다.

아주 소중히 여기던 무언가를.



그리고 최근에 깨달은 게 있는데

난 화사한 성격이랑은 거리가 먼 것 같다 ㅎㅎ

아무래도 아직 다 놓지 못한 것 같다.

생각의 방향도 결국 선택이다.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바, 습관처럼 들어가던 막다른 길의 그 직전에서 조금 각도를 틀어보는 시도도 해보자.

좀 더 경쾌하게!

중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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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단단히 세우기 위해

매일 끊임없이 나 자신을 점검한다.

세상에는 부러운 것들이 참 많아서

그런 것들을 오래 들여다보면 나 자신이 조금 초라해 보일때도 있지만

내가 만들어가는 진주알을 믿으며

온전히 살아낸 하루에 감사해하자.

이대로 몰래 스러진다고 해도

나는 내 자신에게 더없는 풍요로움을 선사했음을 항상 기억하자.

내가 선택한 삶이 부르는 결과에 순응하자.

내가 나에게 위로받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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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스스로에게 위로 받을 때가 있는데 대체로

과거에 만든 컨텐츠를 발견할 때이다.

글이든 그림이든 그 자체로 내게 힐링이다.

이 피아노곡도 그렇다. 솜씨는 어설프지만 그때의 감정은 잘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때의 나에게 작은 감사를.

오늘의 play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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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요
F.Liszt(리스트) – 초절기교 연습곡 4번 마제파(mazeppa)
Seong-Jin Cho – Chopin 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

산책송
SISTAR (씨스타) – So Cool <- 예전 방송댄스로 배운적 있어서 춤추면서 산책
안테나뮤직 Warriors Live –  Ready, get set, go!(vocal 박새별), Running, 여름날, 뜨거운 안녕

오늘도 넘나 귀여운 고양이를 봤으나 도망가따 흑흑…

바닥에 앉아서 고양이랑 눈싸움하던 중에 엉덩이가 가려워서 보니, 민달팽이가… ㅋㅋㅋ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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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내게 있어서 무한도전이 그렇다. 보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많이 울고… 미드 프렌즈도 내게 무척 소중했는데, 무도는 그 몇 배의 느낌이다. 프렌즈도 10년 무도도 10년인데, 프렌즈가 친구라면 무도는 가족이랄까? 내 인생이랄까? 뭔가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오빠랑 함께 티비 앞에서 무도를 틀었지. 또 학부생 때부터 혼자 과제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때마다 항상 내 심심함을 채워주던 존재였고, 밤새 3D 모델링 하면서 무한도전 방영분을 다시 돌려보는 게 그 당시의 일상이었다.
혼자 살게 된 지금은 아예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도여서 더더욱 가족이나 다름없어졌다. 15년 동안 무도를 보다보니 수십 번 이상 본 회차도 존재한다. 무도는 종영했지만 10년 넘는 방영분이 쌓여있고 그것이 매 순간 편집되어서 유튭에 올라오는지라 종영됐다는 느낌도 안 든다. 심지어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너무 재밌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물론 재미없는 회차도 당연히 있지만 워낙 방영분이 많고 길어서 그 긴 세월 중 하이라이트만 편집해도 충분히 재미가 뽑혀 나오고, 그렇게만 뽑아도 역시 너무 많다(행복).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만 봤는데, 나이가 드니까 점점 다른 관점으로 무도를 시청하게 된다. 삶의 고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다 보니 예전보다 더 멤버, 제작진, 스탭들에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또 프로그램이 10년이나 하다 보니까 그 시간 동안 멤버들간의 역학관계의 변화와 멤버 개개인의 발전, 성장, 늙어가는 모습을 통시적으로 관전하는 재미도 추가되었다.

할 말이 워낙 많은 프로그램이라… 생각나는 대로 천천히 추가하려고 한다. 멤버 개별로 리뷰도 해보려고 한다(특히 유재석, 정형돈).

우리나라에서 다시 나올 수 없는 예능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젊은 날에 무도가 있었어서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