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By 2020년 5월 23일 미분류


너무나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내게 있어서 무한도전이 그렇다. 보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많이 울고… 미드 프렌즈도 내게 무척 소중했는데, 무도는 그 몇 배의 느낌이다. 프렌즈도 10년 무도도 10년인데, 프렌즈가 친구라면 무도는 가족이랄까? 내 인생이랄까? 뭔가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오빠랑 함께 티비 앞에서 무도를 틀었지. 또 학부생 때부터 혼자 과제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때마다 항상 내 심심함을 채워주던 존재였고, 밤새 3D 모델링 하면서 무한도전 방영분을 다시 돌려보는 게 그 당시의 일상이었다.
혼자 살게 된 지금은 아예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도여서 더더욱 가족이나 다름없어졌다. 15년 동안 무도를 보다보니 수십 번 이상 본 회차도 존재한다. 무도는 종영했지만 10년 넘는 방영분이 쌓여있고 그것이 매 순간 편집되어서 유튭에 올라오는지라 종영됐다는 느낌도 안 든다. 심지어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너무 재밌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물론 재미없는 회차도 당연히 있지만 워낙 방영분이 많고 길어서 그 긴 세월 중 하이라이트만 편집해도 충분히 재미가 뽑혀 나오고, 그렇게만 뽑아도 역시 너무 많다(행복).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만 봤는데, 나이가 드니까 점점 다른 관점으로 무도를 시청하게 된다. 삶의 고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다 보니 예전보다 더 멤버, 제작진, 스탭들에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또 프로그램이 10년이나 하다 보니까 그 시간 동안 멤버들간의 역학관계의 변화와 멤버 개개인의 발전, 성장, 늙어가는 모습을 통시적으로 관전하는 재미도 추가되었다.

할 말이 워낙 많은 프로그램이라… 생각나는 대로 천천히 추가하려고 한다. 멤버 개별로 리뷰도 해보려고 한다(특히 유재석, 정형돈).

우리나라에서 다시 나올 수 없는 예능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젊은 날에 무도가 있었어서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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